감은 씨가 다 맺히면 8개가 된다. 그런데 청도반시는 대부분 씨가 없기 때문에 먹기도 좋을 뿐아니라 무엇보다 감말랭이를 가공하는데 더 없이 좋은 조건을 추고 있다. 만약 청도반시에 씨가 많았다면 감말랭이를 만들 생각은 하지 못했을 것이다. 청도반시에 씨가 없는 이유에 대해 그동안 교육을 통해 대부분 청도반시농가들은 알고 있을 것으로 생각되나 아직도 청도반시는 왜 씨가 없는지 묻는 사람들이 많다. 사과를 비롯한 배, 복숭아, 대추 등 대부분의 과수는 암술과 수꽃가루가 만나 수정을 통해 씨가 맺히면 씨에서 과육을 자라게 하는 물질이 나와 과실이 자라므로 이런 과일들은 씨가 없으면 과일이 자랄 수가 없게 된다. 그래서 이런 과일들을결실시키기 위해 일부러 인공수분을 실시하기도 한다. 그러나 감은 감귤, 유자처럼 과일분류상 준인과류로 씨가 없어도 과육이 잘 자라는 특징을 가진다. 대부분의 과수는 꽃 하나에 암술과 수술이 같이 있는 양성화(완전화)이지만 감은암꽃과 수꽃이 따로 맺히는 단성화로 암수이화(異花)이다. 오이나 호박처럼 암꽃,수꽃이 따로 맺힐 뿐 아니라 그 중에서도 청도반시를 비롯한 부유나 차랑, 대봉같은 대부분의 감은 수꽃은 맺히지 않고 암꽃만 맺힌다. 암꽃, 수꽃이 다 맺히는 품종으로는 최근에 각광을 받고 있는 태추와 불완전 단감인 서촌조생과 수분수로 이용되는 선사환, 조홍시, 그리고 감씨가 자라서 감나무가 된 돌감종류에서 수꽃을 볼 수 있는데 이런 감들은 대체로 씨가 많이 맺힌다. 대부분의 감들은 씨가 없으면 조기에 쉽게 낙과되므로 경남지방의 단감 밭에는 씨가 맺힐 수 있도록 단감나무 중간에 수분수를 심어 놓은 것을 볼 수 있다. 그렇지만 씨가 없어도 낙과되지 않고 결실이 잘 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감을 단위결실력이 강하다고 표현한다. 단위결실력이 강한 품종으로 평핵무와 도근조생을 들 수 있다. 이들 품종은 특별히 인공수분을 시켜도 씨 맺힌 흔적만 있고 씨는 맺히지 않는다. 청도반시도 단위결실력이 강한 품종에 속하는데 인공수분을 할 경우 씨가 많이 맺히지 않고 1~3개 정도의 씨만 맺히는데 이는 청도반시가 단위결실력은 강하지만 종자를 맺는 힘 즉 종자결실력은 약하기 때문이다. 또, 필자가 어릴 때만해도 청도반시에 씨가 있는 경우를 본적이 많았으나 청도반시가 돈이 되면서 수꽃이 피는 대부분의 돌감나무를 베어내고 청도반시로 접을 붙였기 때문에 수분수 역할을 할 수 있는 감나무들이 대부분 없어졌다. 이렇게 수꽃이 피는 감나무가 적기 때문에 다른 종류의 감도 씨가 없거나 매우 적게 맺힌다. 씨없는 청도반시의 특성을 살리기 위해 수년전부터 우리 군에서는 수꽃 피는 감나무를 농가에서 신청 받아 수령에 따라 보상하고 수꽃 피는 감나무를 제거 하고 있다. 해마다 씨가 맺힌다는 감나무는 주위 어딘가에 틀림없이 수꽃 피는 감나무가 있게 마련이다. 수꽃 피는 감나무 제거사업 초기 몇 년 동안은 대부분 불완전 단감인 서촌조생이 많았다. 아직도 일부 농가에서는 단감을 먹기 위해서촌조생 감나무를 재배하는 경우가 있는데 우리군 청도반시의 씨없는 특성을 살리기 위해서 이런 감나무는 속히 제거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감도 품종에 따라 꽃피는 시기가 차이가 있는데 청도반시의 개화기는 5월22일 경인데 먼저 피는 꽃은 5월 중순 초부터 늦은 꽃은 6월 상순까지 피기도 한다. 그런데 수꽃은 대부분 청도반시보다 5~7일정도 늦게 핀다. 지난해에 청도반시에 씨 맺힌 감이 많이 나왔는데 이는 청도반시의 개화기가 6월2일 경으로 늦어지면서 청도반시와 수꽃의 개화기가 많이 겹쳐졌기 때문이다. 우리군 청도반시의 씨가 없는 이유를 요약해서 정리하면 근본적인 이유는 첫째로 우리지역에는 수꽃이 피는 감나무 품종이 거의 없기 때문이며, 둘째로 혹 수꽃이피는 감나무가 있더라고 청도반시 암꽃과 수꽃피는 감나무의 개화시기가 다르기 때문에 수정이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며, 셋째로 가끔 암꽃과 수꽃의 개화시기가 겹쳐져도 씨가 많이 맺히지 않는 이유는 청도반시는 씨를 맺는 종자결실력이 약하기 때문이다. 앞으로 청도반시의 씨 없는 특성을 잘 보존하기 위해서는 청도반시 재배농가들이 수꽃 피는 감나무 제거사업에 적극 동참해야 할 것이다. |